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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 속 도림

[한국기독공보] "본질 추구하며 얻은 영적 자신감으로 목회"

  • 2026-01-26
"본질 추구하며 얻은 영적 자신감으로 목회"

[ 목회열전 ] (9)영등포노회 도림교회 정명철 목사

표현모 기자 hmpyo@pckworld.com
2026년 01월 26일(월) 10:17
 
정명철 목사는 어린 아이들과도 스스럼 없이 어울리며 미래세대 양육에도 많은 관심을 기울이고 있다.
 
영등포노회 도림교회 담임 정명철 목사의 목회철학은 '영적 자신감', '본질 추구', '끝까지 충성'이라는 세 가지 키워드로 압축할 수 있다.

그는 "교회는 목회자가 흘린 피와 땀만큼 풍성해지고, 자신을 깎아내고 비워내는 만큼 은혜로워진다"는 철학을 가지고 목회를 해왔다. 젊은 시절 목회의 길을 가기 싫어 신학교를 두 번이나 그만두고, 7년간 야학을 가르치며 시민사회운동에 몰두하다가 뒤늦게 다시 목회자의 길을 가기로 결정한 후에는 단 한번도 뒤돌아본 적이 없었다. 심지어는 자녀들이 어느 학교에 다니는지도 잊을 만큼 목회 사역에 자신의 모든 것을 쏟아부으며 '올인'했다. 이러한 그의 목회철학은 지난 2019년 완공된 도림교회 예배당 건물 '도림비전센터' 공간 안에도 고스란히 구현되어 있다.

 
도림교회 예배 모습.
# 세상과 교회를 잇는 '더 웨이(The Way)'

'도림비전센터'는 건축 설계부터 일반적인 교회와는 달랐다. 1층부터 6층까지 둥글게 이어지는 외벽 계단을 통해 하늘 정원까지 오를 수 있게 설계된 이 공간의 이름은 '더 웨이(The Way·하나님께로 가는 길)'이다.

'더 웨이'의 입구격인 도림비전센터의 1층은 사실상 도림교회 교인들만의 공간이 아니라 지역주민들의 공간이다.

"1층은 아예 주민들에게 내어드렸습니다. 카페 '더 웨이 위드 유(The Way with you)'부터 음악감상실, 탁구·당구·스크린 골프를 할 수 있는 스포츠 라운지, 콘서트홀까지, 교회 표식도 크게 내지 않았어요. 그저 지역 주민들이 이곳에서 쉬고, 즐기다가 자연스럽게 하나님을 만나는 접촉점이 되길 바랐을 뿐입니다."

정 목사의 말처럼 도림교회에는 평일에도 인근 주민들과 학생들로 북적인다. 드라마 촬영지로 입소문이 날 만큼 멋스러운 카페에서는 젊은 엄마들이 아이와 쉬어가고, 어르신들도 부담 없이 만나 담소를 나누며, 취업이나 입시를 준비하는 젊은 '카공족(카페에서 공부하는 이들을 지칭하는 말)'들은 미래를 위해 공부에 몰두한다. 학부모 모임이나 지역주민 모임 같은 단체 이용객들도 많다. 가끔 교회 찬양대 솔리스트가 카페에서 각종 공연을 하는 날은 수준급 성악가의 노래를 감상할 수 있는 수지 맞은 날이다. 스포츠라운지의 운동 시설과 콘서트홀, 음악감상실 등은 원하는 시간에 신청을 하면 무료로 대여해준다. 1층과 6층에는 환경 친화적인 정원을 구성해 포토존도 설치해 놓았다. '더 웨이' 공간을 찾는 사람들에게 교회가 인위적인 전도를 하지는 않지만 이들은 교회 공간 안에 깃든 정신을 느끼고, 세상 사람들과는 다른 친절함과 배려를 느낀다.

정 목사는 "교회가 진심으로 지역을 사랑하고 섬기니, 지역주민들이 '이 교회는 뭔가 다르다'는 것을 느끼는 것 같다. 교회의 시설을 이용하다가 스스로 예배에 찾아오는 분들이 많다"고 말한다.

정 목사는 지역주민과 성도들의 정서나 심리적인 부분 말고도 실제적인 삶에도 교회가 도움이 되어야 한다고 생각한다. 1층에 신협을 입주하게 한 이유도 그 때문이다. 신협에서는 예금이나 적금, 대출 등 일반 금융기관의 업무를 볼 수 있는데, 조합원들에게 더 나은 금리 혜택을 제공하고 있다. 성도들이 경제적으로도 안정적인 신앙생활을 할 수 있도록 돕는 것이 교회가 할 수 있는 실제적인 섬김이라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이와 함께 '행복을 파는 가게'에서는 교인들 가정에서 사용하지 않는 물품을 기증받거나, 의류매장을 운영하는 교인들에게 기증받아서 저렴하게 판매하고 있다. 인근에 거주하는 3040세대에 소문이 많이 나있다고 한다. 판매 수익금은 전액 어려운 이웃들에게 기부한다.

 
 
#헌신하니 생긴 '영적 자신감'

정 목사는 도림비전센터의 건축을 교인들의 힘으로 이뤄낸 것에 깊은 자부심을 느낀다고 말한다. 교인 중 큰 부자가 있어 이뤄낸 결과가 아니라 대부분 경제적으로 넉넉하지 않은 상황에서 헌신해 이뤄낸 결과이기 때문이다.

"세상의 기준으로 보면 불가능한 일이었죠. 저는 교인들의 헌신을 보며 목회자가 성도들에게 제시해야 하는 가장 중요한 것이 무엇인지 깨닫게 되었습니다. 바로 하나님의 비전을 제시하는 것입니다. '내가 누구인가', '나는 하나님의 자녀다'라는 정체성을 회복하게 하는 것이죠. 경제적으로는 어려울 수 있지만, 우리는 만왕의 왕이신 하나님의 자녀라는 사실, 이것을 깨닫게 되면 영적 자신감이 생깁니다."

정 목사는 "경제적으로 주눅이 들어있던 교인들이 '내가 비록 가진 것은 없지만, 하나님께서 나를 통해 이 지역을 변화시키실 수 있다'는 믿음으로 헌신하며 하나님의 자녀로서 당당하게 뜻을 이루는 사람들로 변화되어가는 것을 보게 됐다"며 "결국 교회의 성장은 건물이나 숫자가 아니라 성도 한 사람 한 사람이 하나님의 자녀로서의 정체성을 회복하고 담대하게 살아가는 데 있다는 것을 나도 배우게 됐다"고 말했다.



# 한결같은 '디아코니아'와 '전도'의 균형

정 목사는 도림교회를 지탱하는 세 가지 기둥을 '전도', '디아코니아(섬김)', 그리고 '이웃사랑 바자회'라고 꼽는다.

도림교회의 전도는 매우 전략적이다. 준비단계에서부터 구체적인 숫자로 목표를 세우고, 초청자가 교회 등록을 하면, 즉각적으로 정착을 돕는 '블레싱 사역자'가 배정되어 5주간 집중적으로 관리하며 섬긴다. 전도 기간 내내 정 목사는 새가족과 초청자의 눈높이에 맞춘 설교를 준비한다. 가족과 지인을 초청할 수 있도록 문화행사도 개최한다. 모든 세대가 자신에게 맞는 방식으로 참여하는 것도 특징이다. 어린이들을 위해서는 뮤지컬 초청공연, 청소년들을 위해서는 뮤직 페스티벌, 전 세대가 함께 할 수 있는 이웃초청 체육대회 등 행사도 갖는다.

40년간 이어온 디아코니아 사역은 독거노인 경로식당, 한글학교, 집수리 사역 등으로 구체화되어 지역의 안전망 역할을 하고 있다.

매년 10월 열리는 '이웃사랑 나눔 바자회'는 온 성도가 1년을 준비하는, 소문난 동네 잔치다. 시장가의 절반도 안 되는 가격에 파는 김치는 이미 지역의 명물이 됐다. "이윤을 남기기보다 그리스도의 사랑을 남기는 것이 목적"이라는 정 목사의 말처럼, 교회가 손해를 봄으로서 마을 주민들이 풍족해지는 그리스도 사랑의 역설을 만들어낸다. 바자회의 수익금 전액은 어려운 이웃의 생활을 돕는데 사용되고, 자녀들의 장학금으로 흘러간다.

 
 
# "끝까지, 끝까지, 그리고 끝까지"

정 목사의 목회 좌우명은 간결하고도 무겁다. "끝까지 하나님께 충성, 끝까지 교회에 헌신, 끝까지 사람에 겸손." 그는 무언가 마음을 먹고 시작하면 끝까지 해야 한다는 데 방점을 둔다. 충성하고 헌신하며 겸손한 자세를 갖되 끝까지 유지하는 것은 너무나 어려운 일이라 매일 자기 자신을 깎아내고 비워내기 위해 피나는 노력을 하고 있다고 말한다.

후배 목회자들에게 조언을 전해달라는 질문에 그는 "교회의 본질에서 벗어나지 않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매주 몇 명이 등록하느냐보다, 그 한 사람이 진정으로 예수님을 만나 변화되는가에 집중해야 한다"며 "예수님처럼 지역주민들을 진심으로 '끝까지' 사랑하면, 하나님은 반드시 영혼들을 보내주신다"고 말했다.

도림교회의 둥근 계단을 따라 올라가면 만나는 '가브리엘 정원'처럼, 그의 목회는 오늘도 세상을 향해 가장 낮은 곳에서부터 하나님 나라를 향해 길을 내고 있다.


표현모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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