처음에는 메리다 옆 도시의 크리스천 학교를 운영하는 사역에 제안을 받아서 그 땅에 가는 것을 결정했었습니다. 그 일을 결정하고, 일년 정도의 시간 동안 기도도 많이 했고, 코스타리카 사역을 하는 동안에도 많은 일들이 있었습니다. 그 일들이 모두 다 메리다로 가기 위한 하나님의 인도였다고 생각합니다. 그런 경험들을 통해, 결국에 메리다고 가기로 결정했고, 그리고 어떤 사역을 하고 싶은지도 그림을 그릴 수 있게 되었기 때문입니다.
1. 작년 여름 처음 메리다와 이자말에 학교를 보러 오면서, 멕시코 씨티에 들러 그 곳 신학교 교수님을 만나서 우리의 고민들을 나누었을 때, 메리다가 100여년 전, 우리 조상들이 처음으로 밟은 땅이 바로 메리다라는 사실과 그 곳에서 애니깽으로 불리우며 선인장 농장에서 시간을 보낸 것, 그리고 돌아가지 못한 우리 조상들의 자녀들이 많이 살고 있는 지역이라는 것을 알게 되었습니다. 그리고 오랜 시간 동안 북미주에 있는 한인 교회와 선교사님들이 이 땅을 위해 많은 땀을 흘리신 지역이라는 사실도 알게 되었습니다. 이 이야기를 들으면서 이 땅에 대한 마음이 더 가기 시작했습니다.
2. 작년, 다문화 훈련의 디자인 팀으로 일하면서, 그리고 학생들을 길러내고, 간사 훈련을 거쳐 가면서 라틴 아메리카 안의 우리 단체가 너무 훈련 프로그램이나 선교 프로그램이 마련되어 있지 않다는 것을 알게 되고, 그 필요를 알게 되었습니다. 또한 미국 간사들과 일하게 되면서 글로벌 CCC 안에는 정말 많은 자원이 있다는 것을 알게 되었습니다. 한국은 물론 말할 것도 없고요... 그래서 이런 자원들을 모아서, 중남미 CCC 학생들에게 훈련의 기회도 주고, 학생들을 넘어서 간사들까지도 훈련을 받을 수 있는 기회... 또한 선교의 프로그램을 마련해 주는 그런 사역을 하고 싶다는 생각을 하게 되었습니다.
3. 지금 현재는 원래 계획했던 메리다 옆 마을의 이자말 크리스챤 학교의 사역은 고려하지 않기로 결정했습니다. 하지만, 그대로 메리다로 저희는 떠나기로 결심을 했습니다. 궁극적으로 그 땅을 밟기로 결정하고 지금까지 일년동안 하나님께서 저희 마음에 주신 것들이 많기 때문입니다.
의도치 않게 매 5년 마다 이사하게 되었습니다. 2018년 12월 코스타리카에 입성했는데, 이제 사역을 다시 현지인들에게 물려주고, 저희는 다시 멕시코 메리다라는 곳으로 이사하게 되었습니다. 나엘이가 태어난 곳이 멕시코이고, 나율이도 유치원을 다니고 많은 시간을 보낸 곳이지만, 어느덧 아이들에게는 코스타리카가 고향이 되어 있었습니다. 그리고 저의 마음속에도 어느덧 코스타리카의 익숙함과 장점들이 더 몸에 베어 있었 던 것 같습니다. 7월 마지막주에 메리다를 혼자 방문해서 아이들 학교와 살 집들을 둘러 보았습니다. 아이들의 학교는 2시면 끝났고, (코스타리카는 4시), 아침 9시에 이미 온도는 30도를 윗돌았으며 (코스타리카는 19도 ) , 물가도 생각보다 많이 올라 있었습니다. 그리고 멕시코에서 가장 안전하다고 여겨지는 메리다였지만, 코스타리카도 워낙 다른 중남미 나라들에 비하면 굉장히 안전하고 평안한 나라라서 저에게는 메리다의 장점이라고 하는 안전이 그렇게 와닿지는 않았습니다. 5일 동안 그 도시를 둘러 보는데, 특별하게 산호세 보다 메리다의 장점이 제 눈에 들어오지가 않았습니다. 하지만, 처음 코스타리카에 왔을 때도 마찬가지였습니다. 저는 코스타리카에 정착하는 동안, 멕시코씨티에서 내가 누렸던 좋았던 점들을 이 곳에서도 찾아보기 위해 노력했었습니다. 하지만, 하나님은 멕시코에서의 은혜는 멕시코에서 누릴 수 있는 것이고, 이 곳에서 나는 너에게 완전히 새로운 은혜를 주려고 하는데 왜 아직도 멕시코에서 누렸던 은혜를 구하고 있느냐... 하는 마음을 주신 적이 있습니다. 인간적으로는 왜 그 뜨거운 지역으로, 가야하는 건지... 살 수나 있을런지... 걱정이 되지만, 하나님이 또 생각지도 못한 방법으로 이 멕시코 메리다의 시간들을 인도하실 것을 믿습니다. 그 곳에서 새롭게 펼쳐질 하나님의 역사를 기대하고 싶습니다.
멕시코 메리다에 가서는 다시 캠퍼스도 처음부터 시작해서 순장들을 만들어 낼 것이며, STINT 사역도 다시 할 것이며, 더 확장해서 누구나 와서 쉼과 배움을 누릴 수 있는 선교 훈련의 공간을 만들어 보고 싶습니다. 당장은 한국에서 팀을 요청하고 STINT도 요청하면서 사역을 시작하겠지만, 더 나아가 지금 중남미의 각 나라 리더들에게도 요청하여 한국 사람들이 선교 하러 올때 같이 배우고 동참해 보는 프로그램도 시작해 볼려고 생각도 하고 있습니다. 그리고, 그들을 훈련시키는 장으로 만들어 나가고 싶습니다.
2018년 12월 이사와서 전혀 모르는 차량 업체에서 우리를 픽업해 주어서 덩그러니 오게 된 코스타리카, 그래도 미리 와 봤을 때 구입하기로 한 차가 있어서 첫 시작은 조금 수월했었습니다. 또한 미리 이 곳에 살던 간사가 알아봐 준 집에 들어가기 전 일주일간 살았던 에어비엔비.. 크리스마스 전에 입성하게된 지금의 집... 오자마자 시험을 본 아이들의 학교... 그리고 많은 정보 없이 그냥 개인적 느낌으로 보내게 된 지금의 아이들 학교... 그렇게 조금씩 이 곳에서의 삶을 시작하게 되었습니다. 멕시코 처음 정착할 때보다는 훨씬 수월했지요... 이미 LAC 본부에 간사도 많을 때라 도움도 많이 받았었구요... 그렇게 두달의 시간을 보내고, 2019년 2월 덩그러니 캠퍼스에서 홀로 앉아 어디서 부터 시작해야하지 막막해 하던 그때, 함께 해 주었던 A6 3개월... 꿈을 가지고 왔지만, 현실의 벽이 너무 커서 밀려오는 현타와 싸워야 했던 오피스 생활, 그리고 나의 사역을 도우러 온 멕시코 지체들..... 그렇게 또한 외롭지 않게 코스타리카 첫 학기 사역을 신나게 시작했지만...
사역이 시작되고 1년 후 만에 온 팬데믹... 그래도 좌절하지 않고 시작하게 된 온라인 미션.... 아내의 미국 비자 거절... 그리고 다시 어떤 길로 가야 할지 모르고 눈앞에 일들을 성실히 해나가니 어디선지 모르게 조금씩 얻게된 온라인 사역의 열매들... 그리고 캠퍼스가 열리면서 다시 열심히 제자화의 결과로 얻게 되어진 순장들과 두번째 받았던 A6 팀과 우리 현지 순장들과 함께 했던 콜롬비아 단기 선교... 그 이후 세명의 제자들의 간사 헌신... 세개의 캠퍼스가 자생적으로 일어나고, 사역이 시작되어 안정이 되고... 올 해 초, 김장생 간사님과 김문찬 간사님을 모시고 진행했던 코스타리카 첫 학생 수련회... 그리고 한국 방문등.... 5년이라는 시간이 너무너무 꽉차고 알차서 사진과 비디오만 수천장으로 도배된 이 아름다운 곳을 떠나야 한다니.. 사실 아쉽기도 합니다.
메리다에 갈려고 하니.. 너무 좋은 날씨가 그리워 질 것이고, 적은 인구수에 걸맞는 조용하고 안전한 곳.. 우리에게 자연이라는 기쁨을 처음으로 안겨준 곳... 그리고 남겨진 수많은 열매들....이 모든 것들이 우리 인생에서 지울 수 없는 아름다운 한 편의 드라마로 자리잡고.. 또 메리다에서 힘내서 살 수 있는 용기를 전해 줄 것이라 생각이 듭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