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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ORIM CHURCH

해외선교

러시아 최영모 선교사 선교보고
2014-02-15

도림교회 성도님 여러분에게

 

홀로 드리는 아침 기도를 마친 후 창문으로 내다본 세상은 그야말로 설국(雪國)이었습니다. ‘구름은 머물지 않기에 아름다우며, 달은 둥글었다 이지러졌다하기에 아름다우며, 눈은 잘 쌓이기에 아름답다는 말이 떠오르는 계절에 우리 주님 예수 그리스도의 이름으로 문안드립니다.

지난 한 해를 되돌아보면 먼저 떠오르는 말들이 감사(監査)’, ‘재판’, ‘변호사등입니다. 사립학교와 자선단체 등에 대한 감사를 강화하라는 대통령 특별명령으로 인하여 봄부터 시작된 신학교, 기독교학교 그리고 자선단체인 아가페재단의 감사로 거의 일 년을 이어왔습니다. 한 고비를 넘어선 후 숨을 돌릴라치면 또 다른 고비가 기다리고 있기에 참 숨이 막힐 것 같은 해였습니다. 이럴 때일수록 기도의 동역자들에게는 더욱 많은 기도를 부탁드려야 하는데, 저는 반대로 입을 굳게 다물었던 것 같습니다. 오늘 아침에는 기도를 요청하지 않은 게으름과 교만을 회개하였습니다.

 

저희가 러시아에 선교사로 온 지 20년의 문턱을 막 넘었습니다. 지난 12월에 교우들, 직원들, 학생들과 교수들은 20년을 축하하면서 꽃다발과 기념품을 선물로 건네주었지만, 지나간 20년을 되돌아보는 저의 마음은 착잡하였습니다. 깊은 내면의 반추(反芻) 속에서 여러 날 길게 주님께 이런 기도를 드렸습니다.

주님, 저의 20년간의 사역이 정말 가치가 있었을까요?”

근래에 와서 현지인들로부터 사랑한다는 말보다는 고맙다는 말을 더 많이 듣는 것에 대한 의미를 생각하며, 그 말로 20년 사역의 자신감 결여에 대한 위로를 삼으려고 합니다.

 

부탁을 드리는 기도의 제목들이 어찌 보면 사소하다 할지라도 기도는 하나님을 그 사소함 안으로 오시게 하는 것이기에 몇 가지를 말씀드립니다.

1. 아가페자선재단의 재판이 2월로 미루어졌습니다. 재판의 준비를 잘하되 하나님의 선하신 뜻이 이루어지도록

2. 개척교회 가운데 프리오제르스크교회당의 건축이 무르익어가고 있습니다. 눈이 녹은 봄에는 건축이 시작될 수 있도록

3. 신학교 및 기독교 학교를 통한 씨 뿌림의 사역에 하나님의 은혜가 계속 되도록

4. 어느 신학자는 겸손을 가리켜 하나님을 빨아들이는 진공청소기라는 멋진 은유로 표현하였지만, 참으로 겸손한 선교사가 되는 은혜를 입을 수 있도록

 

돌아봄과 나아감의 조화 속에서, 지나온 20년의 부족함을 돌아보면서 다시금 마음과 생각을 다잡고 새로운 10년을 향하여 나아가려 합니다. 이를 위한 내적 성찰을 게을리 하지 않으려는 다짐을 해봅니다.

러시아를 마음에 담고 지난 한 해를 저희와 함께 해주신 사랑과 은혜를 진심으로 감사드립니다. 새해의 소망이 정 목사님과 도림교회 모든 성도님들에게 아주 특별하게 다가오길 빌면서

 

2014125

러시아 선교사 최영모 박경희 드림